⟨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10장. 마지막 장에서는 인생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노인들의 몸과 정신의 건강에 호르몬이 얼마나 중요하지 다루게 된다.
약이 해결책이 아니라면, 기분 좋은 일과 감사한 일을 매일 기록해 여러번 큰 소리로 읽으라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훅 박힌다. 긍정적인 사고를 하며 목표를 정하는 것만으로 꽤 효과가 있다고 하니 다들 실천해보았으면 한다.
10. 당신은 스스로 몇 살이라고 느끼는가 (삶의 질과 호르몬)
호르몬 측면에서 볼 때, 80세 이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고령에는 세 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수면의 질이 떨어져 밤과 낮의 리듬이 깨지면서 호르몬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 또한 뼈와 근육의 질도 계속해서 떨어진다. 그리고 후각 능력도 크게 떨어진다. 80세가 넘으면 식욕이 떨어져 적게 먹게 되고, 결국 전체적으로 체력이 달린다. 이 모든 요소가 서로를 강화한다. 즉, 식욕 저하와 음식 섭취 감소로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호르몬 방출이 감소한다. (383.p)
노년의 또 다른 중요한 호르몬 변화는 성호르몬, 특히 테스토스테론 생산의 계속된 감소이고, 그 결과 근육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또한 신체가 비타민D를 덜 생산하여 장에서 칼슘을 덜 흡수하므로, 노인의 경우 혈중 칼슘 수치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부갑상샘호르몬 생산을 늘려 뼈에서 칼슘을 빼낸다. 그러면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다. 게다가 성호르몬 변화의 영향으로 안구 신경의 기능이 저하되어 시력이 더 나빠진다. 또한 청각 기관에도 같은 일이 발생하여 청각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고령에 이것은 치명적이다. 고령에는 더 자주 넘어질 수 있고, 뼈가 부러질 위험이 크며, 게다가 부러진 뼈는 잘 붙지도 않는다. (384~385.p)
– 삶의 박자를 정하는 시상하부
시상하부는 일종의 교통경찰처럼 호르몬이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관리한다. 시상하부는 우리의 행동을 통제하고, 그 덕에 우니는 생존한다. 즉, 시상하부는 배고픔, 갈증, 포만감 등을 통해 우리가 충분히 먹고 마시게 하여 에너지를 넉넉히 확보하게 하고, 언제든 행동하도록 몸을 준비시켜 위험이 닥쳤을 때 방어하거나 도주할 수 있게 하고, 종족 보존을 위해 성관계를 갖게 한다. 또한 시상하부는 생체시계(밤과 낮의 리듬)와 체온을 조절한다. (392.p)
젊을 때는 세포 재생이 쉼 없이 진행되고, 이 과정은 아기가 들수록 점점 더 중요해진다. 줄기세포는 우리 몸 전체의 기관에, 피부에, 뇌에, 간에, 혈액에 그리고 무엇보다 골수에 있다. 줄기세포는 재생을 자극하는데, 예를 들어 간의 상당 부분이 다시 자라도록 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새로운 줄기세포를 생산할 수도 있으므로 그 비축량이 무한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노환의 경우 줄기세포의 지속적인 교체가 그 무엇보다 간절하더라도, 안타깝게도 줄기세포의 유지관리팀 역시 역량이 약해진다. 그리고 그것이 종말의 시작이다. (395.p)
–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면
말했듯이, 호르몬의 왕래는 밤에 활기를 띤다. 특히 깊은 수면 단계에서 성장호르몬이 혈액으로 다량 방출된다. 사춘기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노인들도 근육 및 뼈 조직의 재생과 발달에 필요한 양질의 수면이 부족하다. 그러나 노인들은 깊은 델타파 수면 단계가 적고 덜 효율적인 짧고 얕은 잠을 자기 때문에, 생체시계가 다르게 작동한다. (400.p)
그러나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고 싶으면,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이, 밤에 최소 여덟 시간을 자야 한다. 낮잠은 확실히 해결책이 아니다. 그러나 대다수 노인은 이런 유익한 수면 패턴을 누리지 못하고, 사춘기와 마찬가지로 교란된 수면-각성 리듬이 장 및 스트레스 호르몬 생산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그 결과 콜레스테롤과 혈당수치가 올라가 신체의 재생 능력이 더욱 떨어진다. (401.p)
– 운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테스토스테론과 성장호르몬 같은 근육 형성 호르몬 수치가 떨어진다. 신체 활동은 노인의 호르몬 수치를 높일 수 있다. 근육량이 많아지면 넘어질 위험도 줄고, 나의 환자 루도처럼 물질대사도 원활해진다. 80대 노인은 평균적으로 근육의 약 절반을 평생에 걸쳐 이미 잃은 상태다. 근육 손실이 클수록 노인성 질병과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수록 지구력 및 근력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402.p)
테스토스테론과 성장 호르몬의 기초 수치가 수년에 걸쳐 감소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연구 결과가 말해주듯이, 80세 이상 남성이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유익한 성장호르몬이 여전히 증가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이 효과가 덜 연구되었지만, 확언하건대 여성 역시 매일 30분씩 운동하면 근육과 뼈의 질이 나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403.p)
– 체취로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이유
우리의 식단과 장내미생물이 대변 냄새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유제품을 많이 먹으면 역한 들쩍지근한 냄새 또는 시큼한 냄새가 나고, 달걀과 양배추를 먹은 후에는 암모니아 또는 유황 냄새가 난다. 문제는 피부에서 풍기는 냄새에도 식단이 영향을 미치느냐다. 연구 결과를 보면 분해된 물질은 당연히 우리의 대변에 남아 있을 뿐 아니라, 몸 전체를 돌아다니며 좋은 냄새와 나쁜 냄새 모두를 만들어낼 수 있다. (405~406.p)
– 식욕과 소화 호르몬의 변화
노년층은 영향실조가 흔하고, 이것은 식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질환들, 이를테면 구강 건조와 미각 손상으로 인해 더 나빠진다. 이 모든 과정은 호르몬 변화의 결과다. (409.p)
– 설탕, 우리의 수명을 갉아먹다
우리의 식단에 자주 등장하여 우리의 신체를 늙게 하는 과당 같은 고칼로리 설탕이 수명을 갉아먹는 빌런이다. (419.p
인간 역시 노년기에 과당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중요한 것 같다. 과당을 섭취하면 우리의 텔로미어가 짧아지기 때문이다. (420.p)
– 진료실 밖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믿는 노인들은 일반적으로 더 건강하고 실제로 몇 년 더 오래 산다. (422.p)
약이 해결책이 아니라면 우리는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분 좋은 일과 감사한 일을 매일 기록하고 이것을 여러 번 큰소리로 읽어라. 오직 긍정적인 사람들만 만나라. 그리고 인생의 목표를 정하라. 이것만으로도 벌써 꽤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 연구가 입증했듯이, 마음 챙김 수련 역시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수명을 연장해주는 특효약은 아직 없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사는 현대판 길가메사시에게는 언제다 더 많은 희망이 있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이른 시기부터 호르몬 균형을 잘 유지하고자 할 때 참고할 ‘의학적 조언’은 건강하게 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것이다. 또한 밤과 낮의 리듬을 잘 지켜야 한다. “젊어서 배운 것은 평생 간다”는 네덜란드 옛 속담이 틀리지 않기 때문이다! (42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