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를 끝내고 6월은 ⟨글루코스 혁명⟩으로 시작한다. 장바구니 투척 후 구매 욕구가 솟구쳤지만 참았다. 읽고 있는 책을 끝내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서였고 성공했다. 뿌듯한 마음.
혈당에 관심이 생겼다. 정확히는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관심이다.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듯하다. 특이한 점은 저자는 의사가 아니라 과학자이다.
저자 ‘제시 인차우스페’ 이력을 정리해 보자면, 런던 킹스 칼리지에서 수학 학사 학위를,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생화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실리콘 밸리에 있는 유전자 분석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식습관이 유전보다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이 책에서는 음식 갈망부터 생식 능력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혈당의 본질적인 역할과, 혈당을 최적화할 수 있는 꿀팁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녀가 공유하는 건강에 좋은 식습관이 궁금하다면 인스타 계정 @glucosegoddess을 팔로잉 하도록 하자.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의 감수의 글에서 ‘바이오해커’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DIY생물학’ 이라고도 부른다고 하는데, 비의료인이 자기 몸의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은 행위를 하는 것을 일컫는 용어이다.
본문이 시작되기 전에 감수의 글, 독자들에게,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이 소개된다.
– 감수의 글
-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환자의 개별성이 중요하다. 이렇게 사람마다 반응이 다 다른데 왜그동안 칼로리나 혈당 반응에 대해서 영양학은 그렇게 엄격한 교조주의적 태도를 취해왔을까? 산업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지 오래다. 의료도 의료진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이미 상당 부분 옮겨졌다. 내가 먹고 혈당이 안 오르면 좋은 것이고, 혈당이 오르면 나쁜 것이다.
- 사실 혈당 스파이크와 그후에 급락하는 혈당이 저혈당 증상, 무기력, 졸림 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아주 극히 예민한 젊은 여성에서 ‘반응성 저혈당‘이 나타나는 것을 일부 관찰했을 뿐, 생명에 위협을 주는 정도까지 혈당이 감소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하지만 본인이 점심식사를 한 후 혈당 스파이크와 연이은 혈당 급락, 저혈당 증상, 피로감, 무기력, 브레인 포그, 졸림을 반복적으로 경험했지만 어느 날부터 음식을 달리 먹었더니 혈당 스파이크가 생기지 않았다면 관련성이 명확하다고 볼 수 있지않을까?
- 2022년 초에 개최된 세계에서 가장 큰 전시회의 하나인 CES에서 사상 최초로 헬스 케어 분야에서 기조 강연 연설자가 나왔다. 연속 혈당 측정기를 생산하는 애보트사의 로버트 포드 CEO였다. 강연의 핵심 주제는 ‘의료의 미래는 병원을 넘어 확장할 것이다’ ‘기술이 의료를 디지털화, 평등화, 민주화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의료 민주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의학 지식이 의사나 과학자의 손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참여하여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신체의 여러 신호를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 독자들에게
- “당신이 마지막으로 먹었던 음식은 무엇인가?”
-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이 당신의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고 있는가?”
- 동물은 위장으로 음식을 먹지만, 인간은 뇌로 음식을 먹는다.”
- 우리가 입 안에 넣는 모든 것은 반응을 일으킨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30조 개의 세포와 30조 개의 박테리아에 영향을 준다. 음식에 대한 갈망, 여드름, 편두통, 브레인 포그, 감정 기복, 체중 증가, 졸음, 불임, 다낭성 난소 증후군, 2형 당뇨병, 지방간, 심장질환 등, 이 모든 것이 우리 몸이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고 알려주는 신호이다.
- 나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비난한다. 우리가 영양을 선택하는 일은 음식 산업이 돈을 벌기 위해 이용하는 엄청난 자본의 마케팅 캠페인에 영향을 받고 있다. 탄산음료, 패스트푸드, 사탕을 위한 캠페인 등 그것은 일반적으로 “당신이 얼마나 많이 먹는지가 중요하다. 가공식품과 설탕 자체는 본질적으로 해롭지 않다”로 가장되어 마케팅이 정당화된다. 하지만 과학은 그 반대를 보여준다. 가공 식품과 설탕은 우리가 칼로리를 초과하여 먹지 않더라도 원래 몸에 해롭다.
- 과학자들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음식에 대한 실시간 반응을 알아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는지 – 먹는 순수, 음식 조합, 그리고 음식 그룹 – 가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 블랙박스인 우리 몸에는 모든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지표가 존재한다. 이 지표를 이해하고 최적화하기 위한 선택을 한다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것이다. 그것은 혈액에 있는 혈당, 즉 포도당의 양이다.
- 포도당은 우리 몸의 주된 에너지원이다. 대부분 음식을 통해서 얻는다. 포도당은 혈관을 통해 세포로 이동하는데 그 농도는 하루 종일 변동된다. 내가 혈당 스파이크라고 부르는 급격한 농도 증가는 감정, 수면의 질, 체중, 피부, 면역 상태, 심장병 위험도, 그리고 임신 가능성 등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
-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혈당이란 무엇이고 혈당 스파이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둘째, 포도당이 해로운 이유에 대한 것이다. 셋째,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혈당 스파이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 혈당 스파이크를 피하기 위해 생활 방식을 바꾸면 혈당 곡선이 완만해진다. 혈당 곡선이 완만해질수록 우리 몸은 더 좋아진다. 완만한 혈당 곡선은 혈당에 반응하여 분비되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양을 줄여주는데, 과도한 인슐린은 인슐린 저항성, 2형 당뇨병,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주된 원인이기에 인슐린이 감소하는 것은 몸에 매우 이로운 일이다. 완만해진 혈중 곡선은 자연스럽게 혈중 과당 곡선도 완만하게 만든다. 과당은 주로 단 음식에 들어 있는데 과도한 과당은 비만, 심장병,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발병 위험을 높이므로 혈중 과당 곡선이 완만해지는 것 또한 몸에 이롭다.
–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
- “건강을 당연하게 여기지 마세요.”
- “학교도, 직장도, 돈도,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어.”
- 편두통에서 심장병에 이르는 대부분의 만성질환의 경우, 원인은 유전적 요인보다 생활 방식에 훨씬 더 많이 받는다. 요컨대, 당신의 유전자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기분을 결정하지 않는다.
- 내가 종종 느끼던 브레인 포그는 혈당 스파이크의 상승과 연관이 있었고, 졸음은 하락과 연관이 있었다. 음식 갈망은 급등과 급락의 연속인 혈당 롤러코스터와 관련이 있었다. 피곤한 상태로 일어난 날은 밤새 혈당 수치가 높았던 날이었다.
- 최고의 컨디션을 위해서는 혈당 수치가 급격하게 올라가거나 떨어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그리고 드디어 혈당 곡선을 완만하게 만드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혈당 롤러코스터를 피할 수 있게 되었다. 내 건강에 대한 획기적인 발견이었다. 브레인 포그를 물리쳤고 음식에 대한 갈망을 줄였다. 아침마다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났다. 사고 이후 처음으로 ‘정말로 다시 괜찮아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