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④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5장에서는 장내미생물을 다룬다. 대변을 이식하는 연구부터 임신한 엄마의 박테리아까지.

6장은 성인기 호르몬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장 일반적인 호르몬 치료제가 무엇인 줄 아는가? 바로 피임약이다. 피임약의 탄생과 부작용으로 시작해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한 호르몬, 매일 요가를 하는 사람이 혈당이 낮은 이유, 운동선수들이 테스토스테로을 찾는 이유에 대해서 다룬다.

이번 장에서도 호르몬 부작용 사례로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이 언급된다. 부신에서 생산하는 호르몬에서는 1950대 영국 정치인 앤서니 이든, 미국 대통령 존 에프 케네디가 등장한다. 연구 과정을 통한 신약 개발 사례도 줄곧 소개된다. 내분비내과 전문의와 함께하는 호르몬 역사 기행같은 느낌이랄까.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네, 이 책.

호르몬과 장내미생물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을까? 아주 많다. 건강한 호르몬 균형을 위해서는 장내미생물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장내미생물은 수십 가지 다양한 호르몬의 방출과 생산에 관여한다. 장내 미생물은 충추신경계를 통해 호르몬 생산과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232~233.page

우리의 안녕을 보장하는 것은 다름 아닌 신체와 호르몬계의 미묘한 상호작용이다. 힐러리 맨틀이 말했듯이, 호르몬 균형이 바뀌면 기분도 바뀐다.

256.page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③

6. 장 속, 보이지 않는 동반자들의 활약 (장내미생물)

– “모든 질병은 장에서 발생한다”

장은 신경계와 호르몬을 통해 뇌와 소통한다.

사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것을 알고 있었다. ‘목이 메다’ , ‘겁에 질려 그만 바지에 지리다’ , ‘위에 돌덩이가 앉았다’ 처럼 감정을 표현하는 관용구들에서 엿볼 수 있듯이, 우리의 조상들은 장과 뇌가 연결되었음을 알고 있었다. (236.p)

우리의 안녕은 장내미생물에 크게 좌우된다. 건강한 장은 면역력 뿐만 아니라 더많은 에너지와 집중력도 제공한다. 말하자면, 장내미생물은 영어단어 암기하기, 잘 자기, 식습관 및 식사량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의 정서적 관계를 조절하는 뇌에도 관여하다. (236~237.p)

– 대변 이식이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

그렇게 우리는, 장내미생물 구성이 바뀌면 인체가 인슐린에 더 민감해지고, 과체중인 사람의 뇌에서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효과가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들을 즉시 침울하게 만드는 세로토닌 부족을 생각해보라. (242~243.p)

– 엄마가 전해준 건 사랑뿐이 아니다

자연분만의 경우, 엄마의 박테리아가 아기의 입으로 들어가 장에 도달한다. 질과 혈액을 통해 전달된 박테리아는 갓난아기의 면역체계로 간다. 거기서 그들은 신생아의 아직 약한 면연력을 강화하여, 아기가 앞으로 직면할 모든 낯선 박테리아에 더 잘 반응할 수 있게 한다.

그러니까 엄마의 장에서 온 박테리아는 엄마의 피부에 있는 박테리아보다 더 다양하고 ‘병원체’에 더 가깝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는 엄마의 품에 안겨 젖을 먹고, 이때 엄마의 피부 박테리아가 아기의 장에 들어가 증식한다. 그러나 이것이 큰 차이를 만든다. 아기의 장에 있는 면역체계는 엄마의 피부 박테리아를 순순히 받아들인다. 그래서 엄마의 피부 박테리아는 아기의 장에서 더 쉽게 증식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런 이유로 아기의 면역체계는 ‘훈련’의 기회를 얻지 못한다. (247~248.p)

최근 한 연구가 밝혔듯이, 모유 수유는 아기의 장에 유익한 또는 해로운 박테리아 종이 형성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친다. 모유 수유를 통해 면역체계가 잘 훈련되거나 반대로 잘못 조정되어 나중에 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249.p)

–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을 즐겨라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은 항생제 남용과 서구식 생활방식으로 인해 심하게 무너지고 있다. 한번 무너진 장내 환경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는 종종 수개월이 걸림, 영영 균형을 되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최근에 알려졌듯이, 항생제를 복용한 적도 없고 서양 음식을 먹어본 적도 없는 아마존 원주민은 장내미생물이 우리보다 대략 30퍼센트 더 풍부하다. 허를 찌르는 자투리 정보를 하나 말하자면, 그들은 당뇨병이나 과체중을 거의 앓는다. 장내미생물의 절반은 부모로부터 받고 나머지 절반은 환경에서 생긴다고 가정하면, 새로운 세대로 갈수록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블레이저는 설명한다. (251~252.p)

7. 스트레스가 당신을 소리 없이 망가뜨릴 때 (성인기)

– “우울하고 무기력해요・・・ 그런데・・・”

어째서 남성용 피임약은 개발되지 않았을까? 피임약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로감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가임기 여성이 무척 힘들어한다. (257.p)

현대의 피임약에는 프로게스테론이 들어 있고 때로는 에스트로겐과 함께 사용된다. 이 두 호르몬은 배란을 억제하여 정자세포가 있어도 수정될 수 없게 한다. 이것이 피임약의 가장 잘 알려진 효과다. 그러나 생리혈이 너무 많거나 기분장애 혹은 일상생활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통증성 월경전증후군 같은 월경 문제, 그러고 발견이 쉽지 않은 질환으로 자궁내막조직이 난소와 복강까지 퍼지는 자궁내막증에도 이 알약을 쓸 수 있다. (258.p)

피임약 복용자의 흔한 불만은 추가된 에스트로겐으로 인한 체중 증가와 성욕 상실이다. 피임약이 성욕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추측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장기간에 걸쳐 호르몬이 ‘추가’로 투여되면, 신체는 자체 성호르몬 생산을 점점 더 억제하고,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 수치가 부자연스럽게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여 안드로겐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신체에 강항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피임약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면서 이런 효과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259.p)

만성피로는 피임약의 가장 흔한 부작용이다. 이것은 테스토스테론 부족과 관련이 있고, 이로 인해 여성들은 무기력을 호소한다. 피임약의 호르몬이 난소의 자극을 억제하기 때문에, 난소에서 생산되는 소량의 테스토스테론마저 감소한다.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저하가 필요할 때도 있는데, 예를 들어 여드름 때문에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가 그렇다. 그리고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테스토스테론의 자체 생산이 곧바로 다시 시작되는 게 아니므로 몇 달 동안 계속 피곤함을 느낄 수 있다. (260.P)

– 갑상샘과 부신에 주목하라

작고 예민한 기관. 너무나도 중요한 기관이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갑상샘 덕분에 우리의 영혼이 더 잘 활동한다고 썼다. 성인기에, 그러니까 20세부터 50세까지 가장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기관이 갑상샘과 부신이다. 이 기관이 생산하는 호르몬은 뇌, 에너지 수준, 물질대사, 면역체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병원체를 차단하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다. (262.p)

성인기의 호르몬 장애는 때때로 호르몬을 생산하는 분비샘의 마모로 생기지만 자가면역질환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면역체계가 호르몬 분배샘의 체세포를 공격하고 파괴한다. (263.p)

– 신체의 보일러 조절하기

갑상샘을 신체의 보일러, 뇌의 시상하부를 온도조절장치라고 볼 수 있다. (265.p)

갑상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신체는 에너지를 필요 이상으로 느리게 또는 빠르게 소비한다.

태아의 갑상샘은 임신 3개월에 이미 형성되고 동맥 네 개를 통해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는다. 그러니까 갑상샘은 여러 다른 기관보다 혈류와 잘 연결되어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이 분비샘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할 수 있다. 갑상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실제로 신체에 문제가 생긴다. (265.p)

갑상샘이 너무 느리게 일하면 갑상샘호르몬이 너무 적게 생산된다. 그러면 체온이 내려가고 손발이 차가워진다. 또한 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변비로 고통받고 기분이 우울해질 수 있다. (266.p)

특정 약물 역시 요오드 수치를 높이거나 낮춰 갑상샘 기능을 크게 떨어트릴 수 있다. 그러나 원인이 무엇이든 갑상샘 기능 저하의 결과는 언제나 같다. 체중 증가, 느린 심장박동, 건조한 피부, 탈모, 집중력 저하. (266.p)

– 갑상샘에 관한 짧은 역사

갑상샘의 실제 기능이 상대적으로 최근에야 의학 연구를 통해 밝혀졌지만, 아주아주 옛날 그림들에 이미 갑상샘 문제로 고통 받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기원전 14세기에 살았던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의 목이 부어올랐고,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도 마찬가지였다. (270.p)

처방전이 필요없는 일반 다이어트 보조제와 도축 폐기물로 만든 제품은 갑상샘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약물은 물질대사와 지방연소를 지나치게 촉진하기 때문이다. 도축 폐기물로 만든 제품 역시 혈중 갑상샘호르몬 과다로 일종의 ‘중독 상태’인 갑상샘 중독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동물성 갑상샘 조직이 혼합된 소고기 다짐육이 갑상샘 질환을 일으켰고, 이 질환은 ‘햄버거 갑상샘 중독증’이라고 불렸다. (271~273.p)

– 스트레스가 우리 몸의 균형을 깨뜨리면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데, 반대로 만성이 된 강한 스트레스가 호르몬 균형을 깨뜨리고 더 나아가 질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274.p)

자가면역질환은 남성보다 여성이 많다. 거의 아홉 배나 더 자주 발생한다. 여성의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신체의 특정 면역세포를 자극하여 호르몬 분비샘을 마모시키는 반면, 남성의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는 그 반대 효과가 있다. 폐경이 지난 여성은 자가면역질환 위험이 낮다. 폐경기에 에스트로겐이 더는 생산되는 않아 그 수치가 낮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폐경기 여성의 면역체계는 남성과 비슷하게 작동한다. 여기서 우리는 면역체계에 미치는 호르몬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277.p)

남성 또는 여성호르몬 수치에 큰 변화가 없었음에도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 그러므로 외부의 영향이 이 질병을 유발하거나 적어도 악화시킨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약물 복용뿐 아니라 방부제 같은 식품첨가제 범벅인 고칼로리 서구 식단도 의심할만하다. 과잉 위생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지나친 살균이 면역체계가 ‘경험’을 쌓을 기회를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277.p)

–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한 호르몬

알도스테론, 아드레날린, 코르티솔, 테스토스테론, 노르아드레날린. 이 호르몬들의 주요 기능은 우리가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게 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이 호르몬들은 혈압을 높이고 주의력을 올리고 추가 에너지를 공급한다. 예를 들어, 운동 후나 힘든 하루를 보내고 쉴 때 부신은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을 생산하는데, 이 호르몬은 무엇보다 신체 회복을 돕는다. 한마디로, 잘 기능하는 부신은 성인의 건강에 필수다. (279.p)

부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갑상샘과 마찬가지로 부신이 너무 빨리 또는 느리게 일하여 호르몬이 너무 많이 또는 적게 생산된다. 부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으로는 만성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다. 부신이 장기간 격렬한 노동을 강요 받으면 결국 녹초가 되어 다른 신체기간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너무 팽팽하게 당겨서 더는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늘어난 고무줄과 같다. 그러면 부신은 호르몬을 너무 적게 생산하고 그 결과는 명확히 드러난다. 자고 일어나도 여전히 피곤하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혈당수치가 올라가고, 기운이 없으며, 자극에 지나치게 예민해진다. 이 모든 것은 번아웃의 일반적 증상이다 .(284.p)

– 매일 요가를 하는 사람의 혈당이 더 낮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즉각적으로 더 힘을 내도록’ 만들어졌다. 장기적으로 닥치는 큰 위험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옛날에는 빠른 대응이 글자 그대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후로 많은 것이 크게 달라졌다. 오늘날 우리는 전혀 다른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되고, 이것에 대응하는 비결을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되고, 이것에 대응하는 비결은 스트레스의 좋은 측면을 보존하고 나쁜 측면을 없애는 것이다. (288.p)

현재 세계 인구의 최대 4분의 1이 정기적으로 불안감과 우울감에 시달린다. 우리의 몸은 위험한 상황에서 잘 대처하도록 철저히 준비되었고, 그래서 스트레스는 당연히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뇌를 포함한 신체 모든 곳에 스트레스 호르몬 수용체가 있으므로 만성 스트레스는 기억력, 집중력,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침술이나 요가 같은 수백 년 된 방법이 여전히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인기를 누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대체 요법’은 얼마나 효과적일까? 이것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 과학적 방법으로 호르몬 수치, 특히 코르티솔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정기적으로 호흡 명상을 하거나 요가를 하는 사람들의 코르티솔 균형이 개선되었다. 한마디로 두 요법 모두 긍정적 효과를 냈다.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신체는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하므로, 코르티솔은 혈당을 높인다. 그러므로 당뇨병 환자도 이런 고대 인도 운동법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91~292.p)

– 운동선수들이 테스토스테론을 찾는 이유

그가 연구에서 입증했다시피, 테스토스테론은 ‘단백질 동화 남성화 과정’의 시작점이다. 테스토스테론이 근육 발달을 자극하므로 단백질 동화가 시작되고, 이는 곧 남성성과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남성화인 것이다. 의사와 과학자들은 이것에서 화상이나 근육 질환에 의한 단백질 손실 환자를 치료하는 가능성을 생각했던 반면, 스포츠계는 반대로 결핍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면 빠르게 근육을 늘릴 수 있다는 데 관심을 두었다. (295.p)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남성호르몬제를 지나치게 남용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체 호르몬체계가 무너지고 때로는 남성의 불임, 유방 발달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겪에 된다. 그러므로 낭성 호르몬이 과잉되면 오히려 남성성이 줄어든다. 우리의 몸은, 말하자면 과잉 테스토스테론을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으로 전환하려 노력할 것이다. 또한 호르몬 주사는 신체 자체의 테스토스테론 생산을 억제하여 고환을 작아지게 만드는데, 이것은 주로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만 때로는 영구적일 수도 있다! (297~9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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