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③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4장에서는 성정체성의 생물학적 배경을 살펴본 다음, 성적 지향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다루고, 마지막으로 성호르몬과 관계를 설명한다.

4장은 분량 차제도 적고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5장에서는 정신이 번쩍 든다. 식욕과 체중 조절에 대해 다루니 그럴 수밖에. 기대하시라.

식욕과 체중으로 문제가 되었던 성경과 역사 속 인물은 누구일까. 과체중을 진짜 질환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장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독서를 시작한다.

우리가 음식을 어떻게 소화하고 어떤 호르몬이 배고픔을 자극하고 조절하는지 이제 알아보자. 또한 장과 뇌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있는지도 살펴보자. 장과 뇌의 연결은 매우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구조이나, 불행히도 그런 연결 때문에 복잡한 식습관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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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리하는 문장은 개인적인 밑줄이다. 각 장의 핵심 문장이 아니라는 뜻이다. 앞뒤 맥락이 궁금하다면 책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②

4. 호르몬이 결정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젠더와 섹슈얼리티)

– 전 세계 헤드라인을 장식한 성전환 수술

역사상 유명한 트랜스젠더 사례는 많다. 예를 들어, 여자 옷을 입고 청중을 만난 3세기 로마 황제 엘라가발루스는 궁정의사에게 성전환을 요청했고, 그것을 위해 돈을 많이 모았다고 전해진다. 또한 잔 다르크나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등 유명한 다른 역사적 인물들을 트랜스젠더로 보기도 한다. (154.p)

– 동성애자의 뇌는 무엇이 다를까

‘레즈비언’이라는 용어는 기원전 7세기 그리스 시인 사포가 살았던 레스보스섬에서 유래했다. 사포는 여성 사이의 에로틱한 사랑에 관한 시를 많이 썼다. 근래 자주 사용되는 더 포괄적인 용어는 LGBTQ+롤 이것은 레즈비언과 게이, 바이섹슈얼(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퀴어 그리고 모든 유동적 성애자, 범성애자 또는 비성애자를 타나내는 약어이다. (161~162.p)

– 성적 지향에 관한 여러 가설들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임삼부의 부신이 계속해서 코르티솔을 많이 생산하면, 태아는 자궁에서 이것에 노출되고 그 결과 태아의 호르몬 분비 리듬이 깨지고, 깨진 리듬이 습관화되어 신체에 코르티솔이 증가한다. (166.p)

5. 우리 뇌는 배고픔에 어떻게 대처할까? (식욕과 체중 조절)

– 과체중과 수면 부족의 악순환

심각한 과체중을 다루는 이야기는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존재한다. 예를 들어, 구약성경에는 암살 시도의 표적이 된 뚱보 왕에글론 이야기가 있다. 그의 배를 찌른 칼은 엄청난 지방층에 박혀 더 찌를 수도 다시 뺄 수도 없었다. 궁전에도 과체중이 많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18세기 초에 영국 여왕이 된 독일 브란덴부르크-안스바흐 공주 카롤리네다. 그녀는 너무 뚱뚱해서 시녀의 도움을 받아야만 침대에서 돌아누울 수 있었다. 초상화에 다 묘사되진 않았지만, 그녀의 거대한 가슴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했다.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바뀐다. 페테르파울 루벤스의 그림에 등장하는 풍만한 여성들을 떠올려보라. 그런면에서 보면, 카롤리네 여왕이 자신의 몸매를 너무나 자랑스러워한 나머지, 일요일에 궁전에서 식사하는 자신의 모습을 런던 시민이 볼 수 있도록 관람권을 판매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중세 시대 성직자들은 일곱 가지 대죄를 강조했는데 폭식, 게으름, 분노도 대죄에 속했다. 이 세가지 대죄는 교회 문서에 여러 차례 등장했다. 예를 들어, 교황 인노첸시오 8세는 엄청난 비만으로 유명했다. 그는 온종일 잠을 자고 성격도 매우 괴팍했다. 그는 종교재판과 마녀사냥을 장려했고, 그 결과 무고한 여성이 산 채로 불태워졌다. 그는 결국 너무 뚱뚱해져서 완전히 기운을 잃었고 더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그는 건강한 남자의 피를 수혈받았다고 한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교황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는데, 교황 자신도 헌혈자들도 모두 죽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의학적 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노첸시오 8세가 겪은 비만과 피로의 결합은, 심각한 과체중으로 생기는 수면장애인 폐쇄성 수면무호흡증후군의 특징으로, 밤에 여러 차례 30초 이상씩 호흡이 멈춘다. 이런 장애 때문에 필수 단계인 REM 수면에 들지 못해 낮에 종종 졸리고, 피곤하고, 짜증이 난다. 변덕스러운 성격과 과체중으로 유명한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도 같은 문제를 겪었다. 이 증후군은 당뇨병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또한 배고픔도 불러일으켜 과체중과 수면 부족의 악순환이 생긴다. (172~173.p)

– 때로 ‘살’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뚱뚱한 사람들의 사연이 아무리 슬프더라도, 그들은 주변의 날씬한 사람들로부터 이해받기 어려울 것이다. 사람들은 뚱뚱한 사람을 보면 속으로 생각한다. 어떻게 저 지경까지 되었을까? 날씬한 사람 눈에는 뚱뚱한 사람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암, 담석, 골반골절 같은 ‘진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과체중 역시 진짜 질환이다. (175.p)

과학 연구와 체중 감량 TV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듯이, 비만 환자들 가운데 엄격한 감독 아래 체중 감량을 단행한 후 영구적으로 적게 먹으며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은 겨우 30퍼센트에 불과하다. (175.p)

마리아는 확실히 칼로리를 너무 많이 섭취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했을까? 이 문제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왜 마리아는 오늘날의 수많은 사람처럼 그렇게 뚱뚱해졌을까? 그리고 훨씬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왜 마리아는 여전히 그렇게 뚱뚱한 채로 살까?

마리아는 이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었다. 온종일 배가 고프기 때문이었다. (178.p)

– 배고픔, 생명의 가장 오래된 욕구

배고픔은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느낌일 것이다. 그것은 수십억 년 동안 생명체를 괴롭혀 왔고, 인간 역시 배를 곯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배고픔은 사랑과 존경, 행복 같은 감정보다 더 깊이 자리하고, 갈증과 두려움, 호흡곤란 같은 다른 고난보다 더 깊숙이 뿌리 박혀 있다. 배고픔을 달래는 것은 모든 동물에게 배우 중대한 일이다. 극심한 굶주림은 차별과 전쟁, 살해, 식인 풍습을 낳는다. 서구 세계에 사는 우리는, 2차 세계대전을 겪었고 튤립 뿌리를 먹어야했던 (조)부모 세대의 이야기나 굶주린 부모가 절망 속에 자식을 숲에 버리는 동화에서나 진짜 배고픔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단세포 생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는 식량 부족을 피하려는 똑같은 본능을 가셨다. 인간의 경우 매우 다양한 차원에서 그것이 드러난다. 중심에는 세포가 있다. 세포들은 각자 물질대사를 하고 저마다 ‘배고픔’을 느낀다. 이런 기본적인 기초 대사는 결핍 상황에 적응할 수 있다. 세포 주변으로 신체의 수백만 세포들이 협력할 수 있는 층이 만들어진다. 포유류의 경우, 일부 세포들이 전문화된다. 예를 들어, 소화계 같은 자체 시스템을 형성하여 물질대사를 통해 배고픔과 과식을 제어한다. 이 모든 세포는 뇌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뇌는 신경계와 호르몬을 통해 거의 모든 기관에 영향을 미친다. 뇌 덕분에 인간은 식량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 인간은 배고픔에 대응하여 농업과 축산업, 더 나아가 식품산업까지 발명했다. (179~180.p)

생명체가 생겨난 이후로 줄곧 세포들은 식량 공급에 반응해왔다. 예를 들어, 한 단세포생물이 식량을 풍부하게 섭취하면 이 생물의 물질대사는 성장, 복구, 생식 등에 사용될 물질도 풍부하게 마련했다. 그러나 세포에 영양분이 너무 적게 공급되면 이런 화학 반응은 중단되었다. 손상은 복구될 수 없고, 세포는 자체 폐기물에 중독되며, 자기방어나 번식할 에너지가 부족한 진짜 비상상태가 되었다. (180~181.p)

진짜 배고픔은 ‘척수와 뼈를 통해’ 전달되고, 그것이 오래 유지되면 신체와 인격 모두를 지배하고 결국 한 가지만 중요해진다. 먹을 것 찾기. 그것은 식욕이 생기는 것과는 다르다. 음식을 향한 원초적 충동이자 진짜 본능으로, 모든 체세포에서 느껴질 수 있고 사람을 미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또한 그것을 통해 신체 과정이 정체되어 심각한 결함이 생길 수도 있다. (181.p)

물질대사는 모든 체체포의 전체 에너지를 조절하는 과정이고, 소화는 음식에서 얻은 영양분을 분해하고 흡수하는 과정이다. (182.p)

– 내 몸속의 언제든 까먹을 수 있는 도시락

위는 부족과 결핍에서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대자연의 환상적인 발명이지만, 현대에는 과체중의 원인이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소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자세히 알아야 한다. (185.p)

위의 기능은 배고픈 느낌을 더 오래 지속시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설명할 때 주로 사자의 소화를 사례로 든다. 배가 고픈 사자는 얼룩말을 사냥한다. 사자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사냥에 나서는데 그 정도면 생존하기에 충분하다. 만약 사자에게 위가 없다면, 얼룩말 고기를 한 입 베어 먹는 즉시 소화되어 아미노산으로 바뀌고 곧장 사자의 혈액으로 흘러들 것이다. 그리고 30분 이내에 배고픈 느낌은 사라질 것이다. 하이에나와 독수리가 남은 고기를 먹어치울 것이고, 사자는 한 입 먹은 게 전부이므로 다음 며칠 동안 버틸 충분한 에너지를 갖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사자에는 당연히 위가 있고, 한 입 베어 먹는 즉시 배고픔이 채워지지 않으므로 사자는 남은 고기도 먹어치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위는 소화 과정은 늦추고 일종의 내장된 도시락처럼 완충 역할을 한다. 그 덕분에 음식물을 즉시 소화할 필요 없이 느긋하게 음식을 모두 먹을 수 있다. 음식물이 위에 머무는 동안 상하지 않도록, 위는 자체 생산한 산을 음식물에 약간 첨가한다. 위산이 강한 방부제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식사가 끝나고 편히 쉴 수 있게 되면, 그때 비로소 소화가 시작된다. 그러면 위의 문이 열리고 위산에 절인 음식물이 소장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은 브레이크와 가속페달 역할을 하는 호르몬에 의해 제어된다. 인간의 위는 이런식으로 세 시간 동안 포만감을 유지한다. 세 시간이면, 계속해서 식량을 찾고 굶주릴 때를 대비해 비상식량을 확보하기에 충분하다. 이 놀라운 메커니즘이 먼 과거의 조상을 결핍에서 보호해주었다. (189~190.p)

지나친 식욕은 위와 뇌 사이의 호르몬 및 신경 자극 조절 장애로 생긴다. (190.p)

– 풍요의 시대가 가져다준 빈곤

산업혁명 이후부터 줄곧 대다수 사람들이 너무 적게 잔다. 서구 사회의 경우 수백 년 전 조상들보다 매일 밤 한 시간을 덜 잔다고, 수면 전문가 매슈 워커가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에 썼다. 24시간 돌아가는 우리의 경제 때문에 노동자의 약 20퍼센트가 야간 근무를 하고, 이것은 밤과 낮의 리듬을 깨고 호르몬 변동을 일으킨다. (194.p)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겨울보다 여름에 평균 12분, 봄에 25분을 더 적게 잔다. 그것은 분명 겨울보다 봄과 여름에 낮이 거의 네 시간이나 길기 때문일 것이다. 햇빛은 우리의 생체시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산업혁명 이후 수면 시간이 점점 줄고 수면 질이 점점 나빠지는 것은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 같다. (195.p)

– 당신은 그 체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렐린은 공복일 때 만들어진다. 이 호르몬의 혈중 농도는 식사 전에 가장 높고 식사 후에 가장 낮다. 그래서 공복을 알리는 배고픔으로도 통한다. 최근 남성이 햇빛을 받으면 그렐린을 더 많이 생산하여 특히 여름철에 칼로리를 더 많이 섭취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성은 그렇지 않은데, 에스트로겐이 그렐렌 생산을 막기 때문이다. 또한 그렐린은 특히 중독과 관련이 있는 뇌 중앙에서 우리의 결정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그렐린은 뇌를 자극하여 도파민을 방출하게 하는데, 도파민은 우리에게 행복감을 준다. 우리는 이런 행복한 기분을 더 자주 느끼고 싶어 와인 한 잔이나 초콜릿 한 조각을 보상으로 먹는다. 그런 식으로 중독 또는 의존성이 생긴다. 아마도 그래서 심하게 과체중인 사람이 정말로 음식에 중독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리라. (197~198.p)

그리고 사람들이 충분히 오랫동안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설정된 체중과 그렐린 농도가 공복 상황에서 자동으로 올라간다. 그러면 계속해서 햄버거를 먹고 싶은 욕구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200.p)

신체는 왜 체중을 유지하려고 할까? 그것은 심혈관 질환을 비롯해 당뇨, 무릎 관절통 등 건강에는 문제를 초래하지만 생물학 관점에서는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어떤 동물이 풍요로운 곳에서 살 수 있다면 그것은 성공을 의미할 것이다. 허기가 채워지고, 체중이 늘고, 설정된 체중도 높아진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인류 초기에는 설정된 체중이 높았을 터이다. 그래서 배고픔이 강력한 자극이었고, 그것에 힘입어 인간은 더욱 창의적으로 발달했다. 그렇게 인간은 열심히 음식을 찾아 헤맸고 칼로리를 얻기 위해 지구 전체로 퍼져나갔다. (200.p)

– 인슐린 저항성이 위험한 이유

계속해서 너무 많이 먹으면 점점 더 뚱뚱해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물질대사가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소화계의 배고픔 호르몬과 포만감 호르몬은 매우 효율적으로 협력하고, 신체가 날씬함보다 뚱뚱함을 얼마나 선호하는지를 보여준다. 풍요의 시대에 뚱뚱한 것은 사실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심하게 과체중인 사람은 대게 신체가 생산하는 인슐린에 둔감해진다. 말하자면 소위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 그러면 췌장은 인슐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초과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 근육과 마찬가지로 분비샘 역시 지치고 탈진 상태에 이를 수 있다. 그러면 인슐린이 충분히 생산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한다. (210.p)

– 고칼로리 음식은 왜 하필 맛있게 느껴질까

열매를 찾아내고, 포획한 동물을 나눌 때 최고 품질의 고칼로리 부위를 선택하기 위해 우리의 조상은 세 가지가 필요했다. 영리한 지성, 민첩한 손, 좋은 눈. 인간은 색상을 3차원으로 인식할 수 있는 몇 찬 되는 포유류에 속한다. 이런 능력 때문에 인간은 잘 익은 것, 품질이 좋은 것, 덜 익은 것, 상한 것 사이의 미묘한 색상 차이를 멀리서도 식별할 수 있다. (213.p)

뭔가 달콤하거나 맛있는 걸 먹으면 우리의 뇌는 올바른 경정에 대한 보상으로 좋은 기분을 만든다. 동물의 세계에서 이것은 비교적 낯선 현상이다. 굶주린 하이에나는 썩어가는 얼룩말을 가죽이며 털이며 글자 그대로 닥치는 대로 먹는다. 맛있냐 없냐는 중요하지 않다. 뭐든 먹기만 하면 주린 배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달랐다. 그들은 고기뿐 아니라 열매나 곡식 같은 다른 고칼로리 음식에도 영양분이 가장 많은 부위만을 맛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식사 때마다 가장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고, 그것을 지방조직 안에 저장할 수도 있었다.

‘맛있다’라는 새로운 느낌이 ‘배고픔’이라는 예전 느낌을 대체했다. 인간은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맛있는(고칼로리) 음식을 먹기 위해 채집하고 사냥했다. 그렇게 인간은 까다롭게 골라 먹는 잡식동물이 되었고, 그것은 큰 맹수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작은 종에게 매우 유익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육체적 노력을 적게 들이고도 훨씬 높은 품질의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었다. 그래서 칼로리와 양분이 넉넉했다. 효율적인 식습관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심지어 휴식을 취하고, 공상에 잠기고, 맛있는 열매나 내일 추적하여 사냥할 매머드를 상상할 시간도 갖게 되었다. (213~214.p)

우리는 아이들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을 준다. 선사시대 야생에서는 먼거리를 걷고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고품질에 고칼로리 음식이 물질대사를 통해 빠르게 에너지로 전환되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맛있다고 느끼고 섭취하는 것은 주로 ‘가짜’ 칼로리다. 그것은 진짜 음식이 아닌 그저 위를 채우는 충전제일 뿐이며, 완전히 다른 에너지 연소와 결합한다. (214.p)

호모 사피엔스는 발달한 뇌 덕분에 무기와 도구를 만들었고 불을 발견했다. 이제 인간은 굽고, 튀기고, 끓일 수 있게 되었고 음식을 더욱 쉽게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인간은 수렵과 채집을 완전히 버리고 매우 집약적인 새로운 식량 생산 방법, 즉 농업과 가축 사육을 개발했다. 그러나 그로 인해 한 종류의 음식만 풍부한 상황이 빠르게 번졌다. 언젠가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215.p)

– 기발한 뇌가 복잡한 식습관을 만든다

뇌의 중요한 신경 전달물질 중 하나가 사랑의 설렘을 만드는 세로토닌이다. 이 물질은 기분뿐 아니라 체중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많은 항우울제가 세로토닌 효과 이외에 식욕을 자극하여 과체중을 촉진하는 데서 우리는 이것을 알 수 있다. 세로토닌, 기분, 식욕. 이 셋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219.p)

– 위절제수술이 도움이 되는 사람들

씁쓸한 진실이지만, 과체중은 결국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이다. 과체중이 심한 사람은 건강이 악화될 위험이 커 수명이 짧아진다. 과체중은 ‘문명병’이라 부르는 질병의 대표 위험 요소이기 때문이다. 당뇨병, 심혈관 질환, 암이 바로 이 문명병 삼총사다. 이것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는데, 최근까지 전염병과 영양실조가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이었던 아프리카에서조차 이제는 문명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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