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11장 작품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11장은 브링리의 아들 올리버 토마스 출산과 3개월의 육아 휴직 이야기로 시작한다. 타라와 결혼 후 5년 만에 아빠가 된 것이다. 그리고 아들 올리버가 태어난 2년 후 딸 루이스가 태어났다.

11장에서는 육아로 인해 변화한 브링리의 일상이 펼쳐진다.

2016년 휘트니 미술관이 다운타운으로 이사를 하면서 비게 된 건물을 메트가 분관으로 사용하고자 임대 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디슨 애비뉴 75번가에서 일할 선택권도 쥐어지게 된다. 계약 기간을 끝내지도 못하고 4년 만에 문을 닫았지만・・・. 너무 많은 비용과 관람객 숫자가 고르지 않았다고.

올리버가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신생아는 품에 안기에도 연약한 존재이고, 잘못하면 부러져버릴까 두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텁고, 강력하고, 강건한 느낌을 주는 생명력으로 가득 찬 부대 자루, 수십억 개에 달하는 세포 더미였다. 톰이 그토록 경이롭고 엉망진창인 세포생물학이 떠오르고 더 나아가 생명 자체를 생각하게 한다. 자연은 단순함보다 대담하고 강한 것을 선호한다. 그것들은 아름답긴 하지만 항상 예술적이거나 명료하지는 않다. 경험상 내 삶도 그렇다. 이제 단순한 삶은 끝났다. 그러나 아기 덕분에 이제 내 삶도 더 아름답고 강건해지는 여정을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260~261.p

몇 달 만에 처음으로 한 시간이 정확히 한 시간으로 느껴질 때 그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깨닫는다. 집에서 올리버를 돌볼 때도 한가한 시간이 있긴 했지만, 그 시간과 이 빈 시간은 다르다. 전자는 소비하고, 쓰고, 낭비하고, 텔레비전을 보느라 사라지는 시간이어서 그냥 시간만 죽이는 게 아니라 몸도 해치울 수 있다. 후는 옛자는 옛날식으로 보내는 시간이라 여름날 포차에 앉아 바람이 부는 걸 바라보는 것 같은 시간이다.

265.p

7년이 넘도록 대처하지 못할 일은 없는 직장에서 일해왔다. 내가 지키는 구역에서는 예술품이 단 한 점도 손상되는 일이 없었다. 명화 한 점도 분실되지 않았다. 타율 천 퍼센트다. 하지만 나의 새로운 삶에서는 성장이라고 부르는 과정을 거치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다 긁어모아 고분분투해야 할 것이다.

감정이란 얼마나 변화무쌍한 것인지를 배우고 있다. 어린아이가 맑음과 폭풍우 사이를 얼마나 예상치 못하게 빠른 속도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지, 어른도 얼마나 그와 비슷한지를 깨우친다. 그래서 가령 고대 로마 전시관에 전시된 귀족들의 두상을 보면서 그 근엄한 가면에 드러나지 않는, 어떠면 그들이 말도 안되게 웃기는 사람들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268.p

11장에서 언급되는 첫 장면은 피터르 브뤼헐의 ⟨곡물 수확⟩이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10장 작품 ④

11장 – 완벽하지도 않고 완성할 수도 없는 프로젝트

1. 곡물 수확

피터르 브뤼헐의 ⟨곡물 수확⟩ 근처에 배치된 나는 이 오랜 친구에게 다가가면서 내 이중 생활 사이의 조화를 이룰 방법이 있을까 궁리를 한다. 예술과 고요의 신전이 바로 문밖에서 돌아가는 노역의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천 번쯤 들여다봤던 브뤼헐의 풍경을 창문을 통해 들여다보듯 다시 한번 바라본다. 오늘은 더 작은 디테일들에 눈이 간다. 속수무책의 수탉에게 막대를 던지는 아이들, 웅덩이에서 수영하는 수도승들, 건초 더미를 끌고 가는 소몰이・・・. 활기찬 장면이지만 인물들은 캔버스의 밝은 표면에 고정되어 있다. 우리는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바뀌는 사이 그들이 복잡한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볼 수가 없다. 어쩌면 예술 작품은 삶의 예술적이지 않는 측면을 묘사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일상의 단조로움, 불안함, 그리고 차례로 밀어닥치는 빌어먹을 일들에 파묻혀 큰 그림을 볼 능력을 잃어버리는 측면 말이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내 전시관에 걸린 완성된 그림들이 아직도 진행 중인 세상과 동떨어진 저 너머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266.p)

The Harvesters
이 그림은 원래 앤트워프 상인이 자신의 시골집을 위해 의뢰한 다양한 시기를 묘사한 6부작 시리즈에 속했습니다. 보통 7월과 8월을 대표한다고 알려진 이 특별한 장면은 수확기의 나른한 더위를 한껏 드러냅니다. 일부 인물은 들판에서 일하지만 다른 인물은 졸거나 먹거나 심지어 물에 잠기기도 합니다(먼 배경). 시골 생활의 순환에 대한 브뤼겔의 직접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한 이 그림은 불가능한 풍경에 사실적인 세부 묘사를 그려넣었습니다. 이 그림은 브뤼겔의 고향인 플랑드르 저지대에는 결코 존재할 수 없었던 곶의 광활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2. 브로이어의 개관 기념 기획전 ⟨미완성⟩

어느 날 신문을 읽다가 브로이어의 개관 기념 기획전 ⟨미완성⟩을 혹평한 ⟪뉴욕타임스⟫ 기사를 발견했다. 완성 전에 제작이 중단됐거나 개념상 아직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을 작품들을 모아놓은 매우 개념적인 전시였다. 나는 그것을 긍정적인 신호라 받아들였다. 메트 본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에서는 큐레이터들이 실패를 감수할 기회가 많지 않다. 너무 안전한 선택만 하는 실수를 범한다는 의미다. 나는 용기 있는 실패일지도 모를 전시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에 신이 났다. (270.p)

UNFINISHED Exhibition Objects
이번 전시는 예술적 실천에 있어서 중요한 주제, 즉 예술 작품이 언제 완성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다루고 있습니다. 르네상스 거장부터 시작하여 이 학문적이고 혁신적인 전시회는 제작자가 불완전하게 남겨둔 작품을 포함하여 가능한 가장 넓은 의미에서 “미완성”이라는 용어를 조사합니다. 이 작품은 종종 창작 과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지만, finito —의도적으로 미완성—해결되지 않은 것과 열린 결말을 포용하는 미학입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예술가 중 일부는 티치아노(Titian), 렘브란트(Rembrandt), 터너(Turner), 세잔(Cézanne)과 같은 미학을 탐구했습니다.

3. 살바도르 문디

4. 흑인 징집병(제임스 헌터)

알브레히트 뒤러가 반쯤 그리다 만 ⟨살바도르 문디⟩는 잉크로 스케치된 예수의 얼굴에 살이 덧붙여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앨리스 닐의 ⟨흑인 징집병⟩은 초상화 속 인물이 단 한 번 모델을 서고 사라지자 작가가 이 자체로 완성된 그림이라고 선언한 작품이다. (270~271.p)

Salvator Mundi
오른손을 들어 축복하고 왼손에는 지구를 상징하는 구체를 들고 있는 세상의 구세주이신 그리스도의 그림은 우리리에게 은총을 베푸는 그리스도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독일 르네상스 최고의 예술가인 뒤러는 아마도 1505년 이탈리아로 떠나기 직전에 이 작업을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휘장만 완성했습니다. 패널에 그린 그의 유난히 방대하고 세심한 준비 그림은 그리스도의 얼굴과 손의 미완성 부분에서 볼 수 있습니다.

Black Draftee (James Hunter) 저작권 보호로 다운로드 불가 – 링크를 클릭하면 이미지를 볼 수 있음
닐의 초상화는 그녀가 살고 일했던 맨해튼의 다양한 커뮤니티와 그녀의 강한 좌파 사회 의식을 반영합니다. 1965년, 린든 B. 존슨이 남베트남에서 지상군을 급격하게 늘리기로 결정한 해, 닐은 우연히 제임스 헌터를 만나 초상화를 위해 자리에 앉으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청년은 베트남 전쟁에 징집되어 일주일 안에 떠날 예정이었습니다. 평소 연습에 따라 닐은 캔버스에 직접 몸의 윤곽을 그린 다음 머리와 손 부분을 채웠습니다. 헌터가 두 번째 자리로 돌아오지 않았을 때 닐은 뒷면에 서명하여 작업이 미완성 상태로 완료되었음을 선언했습니다. 이 초상화는 1974년 휘트니 미술관에서 열린 작가 회고전에서 처음 공개됐다.

5. 무제

경비원으로서 특히 흥미로운 작품은 색색으로 포장된 90킬로그램에 달하는 사탕 더미로, 관람객들이 그 작품을 만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져갈 수도 있었다. 이 작품은 펠릭스 곤살레스 토레스가 에이즈로 쇠약해져간 자신의 배우자를 표현한 초상화다. 초상화의 주인공과는 달리 그를 기념한 작품의 무게는 끊임없이 다시 채워진다. (271.p)

이 이미지는 대체 속성이 비어있습니다. 그 파일 이름은 Untitled-Portrait-of-Ross-in-L.A.webp입니다

“Untitled” (Portrait of Ross in L.A.)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Felix Gonzalez-Torres)는 일반적인 재료를 사용해 의미 있고 절제된 조각 형태를 만들어냈습니다. “무제”(LA에 있는 로스의 초상)는 상업적으로 유통되는 반짝이는 사탕 175파운드의 이상적인 무게로 구성됩니다. 작품의 물리적 형태와 규모는 전시될 때마다 달라지며, 갤러리에서의 작품 배치와 관객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습니다. 신체적인 형태와 관계없이 라벨에는 성인 남성의 평균 체중에 해당할 수도 있고, 제목에서 언급된 주제인 작가의 파트너이자 합병증으로 사망한 로스 레이콕의 이상적인 체중에 해당할 수도 있는 이상적인 체중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1991년의 AIDS와 1996년의 곤잘레스 토레스가 그랬습니다. 방문자가 사탕을 가져가면 구성이 바뀌어 참여 행동과 손실을 연결합니다. 비록 작업이 끝없는 보충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6. 성 바바라

고급 문화 저눈가로 보이지는 않는 사람이지만 어찌어찌 여기까지 와서 얀 반 에이크의 ⟨성 바바라⟩를 바라보고 있다. 딱 봐도 감탄으로 넋이 나간 상태다. 하지만 그의 넋을 뺀 것은 이 작품의 역사성이나 신학적 의미가 아니라 겉이 깨져 안이 들여다보이는 시계처럼 완전히 드러난 작품 내부의 작동 방식이다. (271~272.p)

Saint Barbara 저작권 보호로 다운로드 불가 – 링크를 클릭하면 이미지를 볼 수 있음
얀 반 에이크가 서명하고 날짜를 기재하고 원본 프레임 안에 설정된 이 세련된 작품의 성격에 대해 지속적인 논쟁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미완성 회화의 정교한 준비로 간주될까요 아니면 아마도 색상이 있는 특이한 완성된 그림일까요. 이 그림은 그녀의 감옥이 될 탑 건물을 보여주는 분주한 장면 앞에 앉아 있는 초기 기독교인 성 바바라를 묘사합니다. 이미지는 나무 패널에 얕은 절개를 남긴 금속 점으로 만들어진 선과 서로 다른 가중치의 브러시 선으로 구성됩니다. 새와 달이 있는 하늘, 창문 트레이서리의 흰색 등 별개의 영역이 그려졌습니다. 17세기 초 플랑드르의 화가이자 작가인 카렐 반 만더(Karel van Mander)가 “다른 대가들이 완성한 작품보다 더 정확하고 정밀하게 완성됐다”고 극찬한 작품일지수도 있습니다.

7. 더러운 신부 혹은 몹수스와 니사의 결혼식

메인 동선에서 약간 벗어난 구석에 한쪽 귀퉁이는 썩어가고 표면에는 벌레 먹은 자국이 가득한 사과나무 토막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무의 한 부분에 아주 세세하고 깊게 조각을 새겨, 언젠가 여기에 잉크를 묻히고 종이에 눌러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작품, 상업적으로 가치 있는 작품으로 탄생할 날을 고대하던 목판이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판화 제작자는 작업을 중단했고, 나무에 그려놓은 밑그림을 모두 파내지 않은 탓에 그림의 일부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림을 그린 주인공은 다름아닌 피터르 브뤼헐이었다.

나는 그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란다. 썩어가는 사과나무 조각에서 대가의 펜 자국을 발견하니 완성된 목 판화에서는 얻을 수 없는 느낌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그가 그린 그림은 브뤼헐답게 친근하고 인간적이다. ⟨더러운 신부 혹은 몹수스와 니사의 결혼식⟩이라는 작품은 같은 제목의 민속놀이를 재연하는 주민들을 묘사하고 있다. 가짜 코를 붙인 사람이 칼과 석탄 삽을 가지고 악기를 연주하는 시늉을 하고, 신랑 몹수스 역을 맡은 젊은이가 처녀가 아닌 신부 니사의 손을 잡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이 이야기의 교훈인 ‘몹수스가 니사와 결혼을 하는데, 사랑에 빠진 연인이 바라지 못할 게 뭔가’는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는 말을 달리 표현한 것이다.

침울한 사순절 전에 열리는 ‘재의 수요일’ 축제의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이 연극은 곤란한 상황 속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기쁨을 찾아내자는 주제를 담고 있다. (273~274.p)

The Dirty Bride on the occasion of Shrovetide
이 놀라운 그림은 재의 수요일 The Dirty Bride(De Vuile Bruid)를 공연하는 거리 공연자들의 그룹을 묘사합니다. 허름한 결혼식 천막에서 인도되는 투박하고 나른한 신부는 니사이고, 그녀를 인도하는 펄쩍펄쩍 뛰는 신랑은 몹수스입니다. 그들의 결혼에 대한 설명은 로마 시인 비르길의 여덟 번째 에클로그(Eighth Eclogue)에서 유래했지만, 동시대의 여러 잠언 책에도 등장했는데, 여기서는 뒤집힌 세상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피터 반 더 헤이덴이 새기고 히에로니무스 콕이 1570년에 출판한 브뤼겔의 그림 이후의 이 판화에는 “몹수스가 니사와 결혼합니다. 우리 연인들이 희망하는 것은 무엇이든지”이라는 뜻의 라틴어 비문이 이미지 아래에 추가되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브뤼겔과 콕의 청중 중 학식 있는 사람들은 사순절 직전 축제 기간인 슈로브 화요일에 현대 민속 관습과 고대 인용문의 연관성을 확실히 인식했을 것입니다. 이 그림은 원래 목판화의 도안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왼쪽 상단 모서리를 절단한 후 블록 조각이 폐기되었습니다. 아마도 디자인이 출판사의 손에 들어가 판화로 결실을 맺게 된 것은 아마도 1569년 브뤼겔의 죽음이었을 것입니다.

2 thoughts on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11장 작품

  1. 책 읽으면서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아직 12장 13장에 대한 정리가 올라오지 않아서 아직 진행 중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좀 더 쉽게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앞에 펼쳐진 삶에서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필요한 경우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다른 이들도 나를 위해 그렇게 해줄 것이라는 게 나의 희망이다. ” 라는 책 속 문장처럼 님에게 선한 빚을 졌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빚을 갚으며 살고 싶습니다.

  2. 다른 분께서 댓글을 남겨주셔서 저도 용기내어 적습니다.
    제가 미술과 관련된 배경이 없다보니 책장을 넘기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덕분에 처음 접해보는 작품 하나하나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의 작가보다 이 글의 작성자님께서 저게는 더 감사한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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